일을 줄이려고 도입한 AI가 또 하나의 일이 됐습니다
· 이치화 · 2분 읽기

이런 상황을 떠올려봅니다. 한 직원이 AI로 매주 하던 보고서 작업을 줄이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질문을 고치고, 결과를 확인하고, 자기 업무에 맞는 양식도 만들었습니다.
이제 익숙하게 써보려는데 회의에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이번에 나온 AI 모델이 훨씬 좋다던데요. 그것도 검토해보세요.”
검토할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직원에게는 선택과 비교, 학습이 다시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일을 줄이려고 AI를 배웠는데, 정작 줄이려던 일 옆에 ‘AI 기술과 트렌드를 계속 따라가는 일’이 붙습니다.
하나를 겨우 익혔는데 얼마 후 그건 옛날 모델이라며 뒤처졌다고 하고, 새 AI 기술과 모델을 또 따라잡다보면 본업에 쓸 시간이 줄어듭니다. 그러다 보면 “뭘 쓰든 또 바뀔 텐데”라는 회의감이 들 수 있습니다.
AI에 대한 무관심처럼 보이는 반응이, 사실은 따라가려다 지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영국 헨리 경영대학원이 2026년 발표한 조사에서 전일제 근로자 2,900명의 61%는 AI 발전 속도를 따라가는 데 압도감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60%는 회사에 AI 활용 지침이 없거나, 있는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이 수치 앞에서 “직원들이 더 공부해야 한다”는 결론만 내릴 수 있을까요.
저는 조직이 대신 판단해줘야 할 몫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도구를 써도 되는지, 우리 업무에는 무엇이 적합한지, 언제 바꿔야 하는지를 직원 각자가 계속 알아보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새 모델을 시험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모든 직원이 신제품 평가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새 기술을 비교·검증할 역할과, 검증된 도구로 업무를 개선할 역할을 나눠야 합니다. 직원에게는 배운 것을 충분히 써보고 익숙해질 시간도 필요합니다.
도구를 바꿀 때도 ‘최신이라서’가 아니라, 우리 업무에서 무엇이 얼마나 나아지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결과를 검토하고 고치는 시간, 다시 익히는 부담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지금 도구로 충분한 업무라면 계속 써도 됩니다. 중요한 성능·보안 개선이 있다면 반영하되, 새 이름이 나올 때마다 모두를 출발선에 다시 세울 필요는 없습니다.
조직이 직원에게 해줘야 할 말은 어쩌면 이것입니다.
“새 도구는 담당팀이 검토하겠습니다. 지금은 이 도구로 맡은 일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셔도 됩니다.”
AI 소식을 놓치는 것과, AI 활용에서 뒤처지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 조직은 직원에게 AI로 일을 잘하라고 합니까, 새 AI를 계속 따라가라고 합니까?
[출처]
헨리 경영대학원, [「Hype versus reality: A 12 month AI pulse check」 조사 결과] (202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