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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정부 사이트 2만 9천 개를 검색창 하나로 묶었습니다. 어려운 일은 이제부터입니다.

· 이치화 · 2분 읽기

미국이 정부 사이트 2만 9천 개를 검색창 하나로 묶었습니다. 어려운 일은 이제부터입니다. — 이미지 1
미국이 정부 사이트 2만 9천 개를 검색창 하나로 묶었습니다. 어려운 일은 이제부터입니다. — 이미지 2

회사에서 "그 서류는 어디서 신청해요?"라는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인트라넷 게시판, 결재 시스템, 부서별 공유폴더가 제각각이라 결국 아는 사람에게 전화를 겁니다. 그래서 AI 챗봇 하나만 붙이면 풀릴 거라고 기대합니다.

미국 정부가 이 기대를 국가 규모로 실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29일 공개한 America.gov는 연방정부 웹사이트 약 2만 9천 개의 정보를 검색창 하나로 모았습니다. 같은 날 모든 연방기관에 이 창구와 연동하라는 행정명령이 나왔고, 2027년에는 신청과 진행 조회까지 이 안에서 처리하겠다고 합니다.

미국 디지털서비스(USDS) 초대 책임자였던 마이키 디커슨은 이번 공개를 두고 문제의 가장 쉬운 5%를 풀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링크를 모아 정문을 만드는 데까지는 쉽고, 문 뒤가 어렵다는 겁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사업마다 주인이 다른 부처로 나뉘어 있고 같은 단어도 정의가 다릅니다. 세금 신고에서 말하는 '소득'과 의료보장(메디케이드) 신청에서 말하는 '소득'이 다른 식입니다.

제가 일하는 경찰청도 같은 고민을 안고 AI 민원 서비스 '모두의 경찰관'을 만들고 있습니다. 경찰 민원만 해도 102종이 경찰민원24, 교통민원24, 182콜센터 등으로 나뉘어 접수됩니다. 순서는 미국과 반대입니다. 1년 차에 경찰관용 민원 답변·법령 추천 기능을 먼저 만들고, 국민이 직접 쓰는 챗봇은 2년 차에 엽니다. 내부에서 충분히 시행착오를 겪은 뒤 국민께 공개해야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아마 공공, 민간 구분 없이 모든 조직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겁니다. 영업팀의 '매출'과 재무팀의 '매출', 마케팅팀의 '고객 수'와 고객지원팀의 '고객 수'가 다른 회사가 적지 않습니다. 사람이 응대할 때는 담당자가 알아서 맞춰 설명하던 차이를 AI 창구는 그대로 드러냅니다.

사내 AI 창구를 만들기 전에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① 직원과 고객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20개를 뽑고, 답에 들어가는 용어의 정의가 부서마다 같은지 확인합니다.
② 질문마다 답을 책임질 부서를 정합니다. 틀린 답이 나갔을 때 누가 고칠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아무도 고치지 않습니다.
③ 확신이 없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담당자에게 넘기도록 설정합니다.

대화형 창구 하나라는 방향은 미국과 우리가 같습니다. 다른 건 순서입니다. America.gov는 정문부터 열었고, 모두의 경찰관은 안쪽부터 정리합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저도 아직 확신이 없습니다. 두 사업 모두 2027년이 목표입니다. AI 시대 정부 서비스의 시금석은 그때 나올 것 같습니다.

[출처] FedScoop·The Hill(2026.9.29), 문화일보(20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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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코끼리를 춤추게 하라』(박영사) — 책 소개 · 강의 문의: kncop05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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